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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비의 편지

소개

"대를 이어 피어나는 매화 향기처럼"

인사말

내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 두글자 沃非

’기름진 땅이 되지 말라‘ 풍요로움이 아니라 욕심없이 남을 배려하고 올바른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염원이었고 아버지도 당신께서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하셨음을 알 수 있는 이름입니다.
살아온 날을 돌이켜보며 나는 과연 내 이름대로 살았는가 얼마남지 않은 내 살아가야할 날들 제대로 옥비답게 살아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어느날 아침 옥비의 편지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형제들 뿐만이 아니라 진성이씨 일족 모두가 독립운동에 헌신했기에 가족들은 늘 삼엄한 감시를 당해야만 했습니다. 집을 둘러싼 일본 순사의 총구는 우리집을 향해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머리엔 용수를 쓰고 포승줄에 손이 묶이고 발에는 쇠고랑을 차고 계셨습니다.
세살 아이에게는 무섭고 두려운 충격적인 모습이었고 트라우마로 남아 여든이 넘은 지금까지 꿈에서 그 모습을 봅니다.

평생을 ‘육사의 딸’이라는 무게와 그날의 트라우마에 갇혀 지냈던 어린 옥비를 이제는 세상 밖으로 꺼내어 품어주고 싶습니다.

85세 딸의 기억 속에서 아버지의 용수를 벗겨드리고 포승줄과 쇠고랑을 끊어버리고 육사의 정신을 세상에 알리고 우리 사회에 육사의 의식이 흐르도록 하고 싶습니다.
겨울날의 혹독한 추위를 뚫고 마침내 피어나는 매화 향기처럼, 육사의 정신이 이곳에서 여러분의 마음에 맑게 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잊혀져 가는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헌신을 다시금 일깨우고, 우리 사회의 억울하고 슬픈 이들을 따뜻하게 위로하며, 비로소 ‘옥비답게’ 살아가기 위해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부끄럽지 않게 전하는 것,
그것이 남은 날 동안 제가 온 힘을 다해 걸어갈 옥비의 길.
홀로 걷기에는 외롭고 긴 길입니다. 뒤늦게나마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온 이 여든다섯의 딸의 손을 잡아주시고, 육사의 푸른 정신이 다음 세대에게도 온전히 이어질 수 있도록 여러분이 함께 뜻을 모아주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곳을 찾아주시고 옥비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이 옥 비 올림
경북 안동시 도산면 백운로 533-20 목재고택
전화 : 010-4298-4580
| 이메일 : ithink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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